오래전 영국의 한 마을에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광산이 붕괴되는 바람에 갱도 안에서 일하던 많은 광부들이 매몰되어 숨졌던 것입니다. 당시에 그 지역의 주교는 갱도 입구에 서서 슬픔에 빠진 가족들을 위로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비록 하나님이 이렇게 끔찍한 재앙을 허락하신 까닭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분을 신뢰하며 모든 일이 선하게 마무리 될 것을 믿습니다" 그러면서 주교는 매우 의미 있는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저에게는 집안에 어머니가 물려주신 오래된 책갈피가 하나 있습니다. 비단으로 만든 화려한 물건이지만 안팎의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안에는 온갖 매듭과 실이 이리저리 얽히고 설켜 있습니다. 마치 큰 실수를 저지르고 수습하지 못한 자리처럼 보입니다. 그 안쪽만 본 사람은 자수의 기본도 모르는 초보자가 아무렇게나 바느질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아름답게 수놓은 글자가 보입니다. 우리는 지금 책갈피의 안쪽만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완성된 쪽을 보고 모든 상황을 이해하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

